앙폰지(중앙시네마-스폰지하우스)에서 성탄절 당일 자정부터 아침 6:45까지 이어진 3편 연속상영이었습니다.
1관과 2관 구분하여 1관에서는 국내 미개봉작/현재 개봉작, 2관에서는 추억의 왕가위 영화 3편이 상영되었는데 저는 1관의 이벤트상영을
감상했습니다.
시간 순대로 '이토록 뜨거운 순간' - '말할 수 없는 비밀' - '플래닛 테러' 였는데 중간에 한번도 잠을 자지
않은 제가 대견할 정도 입니다. (그만큼 3편 모두 재미만큼은 확실히 보장되는 영화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.)
개인적으로 평가순위를
준다면 '이토록...' - '플래닛 테러' - '말할 수 ...' 순서 입니다. '플래닛 테러'를 제일 마지막에 배치시킨 이유는 몸통 분리된
그라인드 하우스의 반쪽을 애타게 기다린 팬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증거겠죠 ^^)
이토록 뜨거운
순간
유치합니다. 당연하죠, 스무살 무렵의 사랑이니까요. 에단 호크의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하니 더욱 더 많이 끌렸습니다.
영화를 보는 내내 청춘스케치(Reality Bites)시절의 젊은 에단 호크가 직접 연기했으면 금상첨화였겠다고 많이 생각했습니다. 이십대의
나이에 이 영화를 봤다면 제 정신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. 영화를 보는 관객주제에 주인공에 완벽히 동화되어 화도 많이 나고 2시간이라는 시간동안
극장 좌석에 앉아 방황하기도 했을 것 같습니다. 감수성 바닥의 무감각해진 제 자신이 영화속 실연당한 주인공보다 더 슬프더군요. 이 영화의 또
다른 매력은 사운드트랙에 있습니다. 지금 한창 상영중인 영화이니 다음에 해당되는 분 들은 꼭 가서 보시기 바랍니다. - 실연당해 본적 있는
사람, 상처 줘 본적 있는 사람, 누군가를 몹시 사랑해 본 사람, 실연의 아픔같은 것 잘 모르지만 상실감이 무엇인지 알거나 또는 궁금한
사람...
말할 수 없는 비밀
요즘 중국어 공부에 빠져있어 사실 영화내용보다는 학습에 치중한
감상을 했습니다.^^ 그 새벽시간에 졸리지 않을 정도로 무척 재미있습니다만 조금은 진부한 내용인 듯 합니다. 우리나라 영화로 치자면 왠지
동감+클래식+연애소설 등의 믹스같은 느낌이 나기도 하고요. 하지만 그런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의 내용이외에 다른 어떤 영화에서도 찾을 수 없는
보석같은 장면이 있는데 바로 피아노 연주 장면 입니다. 등장인물들이 피아노 연주하는 장면은 모두 하나같이 별 다섯만점입니다. 이 영화 이전에
이렇게 멋진 피아노 연주장면을 본 적이 있었던가 할 정도 입니다.
플래닛 테러
새벽 5시에 보기
시직한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바로 그 영화 그라인드 하우스 후반전 되겠습니다. 굳이 데쓰 프루프와 비교하자면 '훨 웃기지만 덜 재밌다' 정도가
되겠습니다. 내심 씬시티 정도의 퀄리티를 기대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, 펄프픽션 : 씬시티 의 공식이라면 딱 들어맞을만큼 로드리게즈의 소품이라고
생각하면 나오는 수준정도 입니다. 하지만 이 영화를 "드디어" 우리나라 극장에서 볼 수 있게된 의의!라고 운을 띄우면 의미심장해 지는 몇 가지가
튀어나옵니다. 이 정도의 고어+스플래터 무비를 국내 극장에서 본 적이 있었던가....앗! 이 배경음악(뮤직 바이 로드리게즈)은 80년대
'시체들의...XX' 시리즈와 일맥상통!...등 입니다. 처음 상영 시 국내에서 심야시간대에 그라인드 하우스를 제대로 이어서 (예고편과 함께)
감상가능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!!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.
영화 외에도 스폰지하우스에서 너무 멋진 선물(스폰지하우스
상영작들과 관계있는 소설 한 권 + 이토록...OST+팝툰잡지+귤+납작해진 크리스피 크림^^)을 선사해서 돈 2만원이 절대 아깝지 않은 성탄절
이벤트 였습니다.
* 혹시 크리스마스 때 연인이나 아내와 함께 할 이벤트가 마땅치 않으신 분들은 한번 노려보세요...극장안이
의외로 많이 한산하더군요.
* 솔로남자 분들은 내년에 한번 시도해 보시길 재미있는 영화와 선물 이외에도 여성관객이 80%를
차지했다는...^^