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7세의 눈물 - 오자키 유타카

젊은 뮤지션의 요절은 쿨함과 냉정한(척 하는) 감성을 자신의 무기라고 생각하는 동 세대의 십대, 이십대의 젊음에게 부끄럽지 않은 눈물과 슬픔을 선사하는 것 같다. 개인적으로 태어나기도 이전인 3J의 죽음은 별도로 하더라도 커트 코베인이 자살했을 때에도 큰 느낌은 없었고 지금 그의 음악을 다시 들어도 아련한 감정이란 없다. 그저 아직까지도 핏줄이 서게 만드는 리프와 리듬 그리고 커트의 목소리가 있을 뿐이다.

하지만 이제 막 그 발자취를 좆아가기 시작한 오자키 유타카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. 'I love you'로만 무수하게 들어온 그의 이름 뒷 편의 엄청난 에너지와 섬세함, 피, 눈물, 땀의 노력들이 하나 하나 다시 들추어 갈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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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는 사진만 봐도 아련한 그 이름


곧잘 가는 커뮤니티의 게시판에서 누군가가 올려놓은 그의 공연 동영상을 보고는 말 그대로 한 방 맞은 것이다.

눈물인지 땀인지 공연 때 마다 눈가에 그렁그렁한게 맺혀서 내장이 뒤집어져라 소리를 지르는 모습, 그리고 아주 어린 나이부터 만들어 낸 곡 들(17세에 발매한 첫 앨범이라니!), 공연 때마다 있는 모든 걸 내질러 항상 탈진한 상태로 그 끝을 냈다는 이야기들...

뮤지션에게 제일 중요한 건 음악이다. 오자키 유타카에게 처음 끌리게 된 건 순전히 그의 음악이 Bruce Springsteen 의 판박이처럼 느껴지게 된 공이 컸다. '17세의 지도'는 흡사 'Born to run' part 2와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이다. 그 외의 여러곡에서 (발라드 곡을 제외하고) 그가 Boss에 심취했었다는 것은 몇 곡만 들어보면 알게된다. 누군가의 음악이 이전의 것들과 비슷하다고 하면 그건 뮤지션에게 욕이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절대 그런 느낌을 가지지 못 하는 건 어쩌면 오자키 유타카의 에너지는 그 이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.

노래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웃고있는 장면이 많지 않은 것 같다. 자신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'내 모든 걸 꺼내어 보여준다'라는 생각으로 노래를 하고 있는 뮤지션을 보면 그가 이미 이 세상에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앞에 있었어도 꽤 많은 눈물이 났으리라. 그의 죽음은 진심의 안타까움을 내게 주었다.

이제서야 그의 생전 모습 사진 하나라도 더 손에 넣고 싶어서 안타까와 하는 팬들이 이해된다.

지금 살아있다면 그의 나이는 마흔 둘. 왠지 마지막도 모든 걸 태워가며 사라진 모습처럼 기억되는 그. 오자키 유타카라는 인물이 다시 태어났어도 똑같이 자신의 모두를 소진하고 일찍 사라져 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