def_CAVE

어김없이 거진 두 세달에 한 번씩 할인 DVD 리스트 목록을 죄다 정렬하고 꼼꼼히 훑어서, 리스트에 벌써 담아놓은 책들도 훑고 훑어서 장바구니로 이동시킨다. 이 정도 금액에 이 정도 아이템이면 좀 두둑하겠지...어디가 두둑해 진다는 걸까. 눈치보며 인터넷 뒤져가며 이런 아이템을! 잠시 흥분해주고 뭣에 홀린 듯 주문 결제까지 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택배 온 포장을 뜯자마자 바람 새 듯 날아가 버리는 기대감+황홀감의 믹스를 바라보며 어디가 '잠시' 두둑해지는지 또 생각해 볼게 뻔하다.

보지도 읽지도 듣지도 않으면서 패키지 한 번 확인하고 차곡차곡 쌓아놓는 나의 영화DB, 도서DB, 음악DB 들이 사놓고 까맣게 잊은 뒤 그래도 어느날 갑자기 플레이했을 때의 무한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몇 번이나 한 바로 그 것에 위안을 삼으며 또 클릭구매질을 하고 있다.

아 이 정도면 한 3개월은 지름에 투자한 돈이 아깝지 않을거야 할부로 하면 한달 드는 비용은 1,2회 술값 정도인데 뭘, 나름 경제적인 관점에서도 재어보고 결국은 끝까지 살까말까 망설이며 결제버튼을 누르고 만다.

모든게 신기하기만 했던 스무살 때 와는 너무도 달라져 축축 늘어진 뇌세포가 손에 만져지는 듯 모든게 금방 시시해져 버리는 나이에 스트레스 해소의 너무 큰 영역을 차지해 버린 이 쇼핑병마저 또 언제 시시해질까. 그 때는 또 뭔 재미로 두근거리며 살아갈까. 어이없는 생각하면서 결국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!

처음하는 뻘.짓.거.리.

나는 음치가 상주하는 윷씼시를 알아-yo!!

근데 노래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져?